1. 시각
만약 뒷머리를 어디엔가 강하게 부딪혔다고 생각해 보자. 그러면 순간적으로 빛을 본 것 같이 앞이 번쩍일 것이다. 시각 경험을 일차적으로 관장하는 시각 피질이 뇌의 뒷부분인 후두엽에 있는데, 이 부분이 물리적으로 활성화되었기 때문이다. 시각 경험이라는 것은 시각 결론적으로 시각 경험에 관여하는 신경 체계의 어떤 부분이 활성화된 것에 기인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우리의 시각 경험은 외부에서 들어오는 빛에서 시작된다. 즉, 시각 체계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빛의 속성과 눈의 구조 및 기능에 관한 기초 지식이 필요하다.
2. 빛
물리학에서 주로 사용하는 넓은 의미의 빛은 모든 종류의 전자기파를 뜻한다. 전자기파를 파장에 따라 분류하면 파장이 가장 짧은 감마선부터 엑스선, 자외선, 가시광선, 적외선, 전파 순으로 점차 파장이 길어진다. 심리학에서 사용하는 좁은 의미의 빛이란 약 400nm에서 700nm 사이의 파장을 가진 전자기파를 의미한다. 이 범위의 광선은 사람이 볼 수 있다는 뜻에서 가시광선이라고 부른다. 가시광선 외의 파장은 인간의 눈으로 탐지할 수 없다. 400nm에서 700nm 사이의 파장을 스펙트럼으로 펼치면, 사람은 이를 색으로 경험하게 된다. 단파장은 보라색과 청색, 중 파장은 녹색, 장파장은 적색으로 보인다. 또한 물체가 반사하는 빛의 양이 많으면 밝게, 적으면 어둡게 보인다. 여기서 빛의 파장이나 양은 물리적 차원이며, 색채와 밝기는 빛이라는 물리적 자극에 대한 심리적 반응 상태를 의미한다.
3. 눈
눈은 여러 가지 구조물로 구성되어 있는데, 우선 각막(cornea)은 눈의 관문이라고 할 수 있다. 눈으로 들어오는 빛은 가장 먼저 각막을 통과하게 되는데, 빛이 각막을 통과할 때 굴절이 발생한다. 눈이 넓은 시야를 좁은 망막에 투영하여 깨끗한 상을 보기 위해 필요한 굴절의 약 80%를 여기서 담당하고 있다. 간혹 각막의 표면이 일정하지 못해 각막의 부위에 따라 통과하는 빛의 굴절도가 일정하지 않을 수 있는데, 이러한 시각장애를 난시라고 부른다.
수양액은 투명한 액체로, 각막에 영양분을 공급하고 노폐물을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계속해서 새로운 수양액이 생성되기 때문에, 오래된 수양액은 눈 밖으로 배출된다. 만약 묵은 수양액이 빠져나가지 못하는 경우 안구 내부의 압력이 높아지고, 그 결과 시신경이 손상되는데 이러한 질병을 녹내장이라고 한다. 홍채는 고리 모양의 얇은 근육 조직으로, 눈의 색깔을 결정한다. 홍채의 중앙에 있는 검은 구멍은 동공이라고 하는데, 상을 180도 회전시켜 망막에 투영시키며, 주위 환경의 밝기에 따라 눈으로 들어오는 빛의 양을 조절한다. 동공의 크기는 물체의 상을 깨끗하게 맺히도록 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수정체는 동공을 통해 들어온 빛의 초점이 망막 위에 맺히도록 한다. 탄성 있는 수정체는 모양근이 두께를 조절한다. 모양근이 수축하면 수정체가 두꺼워져 굴절률이 높아지게 되고, 가까운 물체의 상을 선명하게 맺는다. 반대로 모양근이 이완하면 수정체가 얇아져 굴절률이 낮아지며 먼 물체의 상을 선명하게 맺는다. 수정체가 투명하지 않고 탁해지면 빛의 투과율이 낮아져 앞을 보기가 힘들어지는데, 이를 백내장이라고 한다. 초자액은 계란 흰자와 같이 투명한 물질로, 안구가 둥근 모양을 유지할 수 있게 돕는다. 안구 안쪽의 맨 뒷면을 덮고 있는 엷은 막을 망막이라고 하는데, 시각 수용기가 자리하고 있다.
4. 망막
망막은 물리적 에너지인 빛이 신경 에너지로 변환되는 곳이기 때문에 중요하다. 에너지 변환의 역할을 하는 두 가지 수용기 세포는 추상체와 간상체이다. 추상체는 약 600만 개가 존재하며, 약한 빛에 민감도가 낮고 색채 구분이 가능하다. 반면 간상체는 약 1억 2천만 개가 존재하며, 약한 빛 민감도가 높고 색채 구분이 불가능하다. 수용기에서 생성된 신경 에너지는 양극 세포를 건너 신경절세포로 전달되며, 신경절 세포의 반응은 시신경을 따라 뇌로 전달된다.
중심 와는 눈이 우선으로 빛을 도달시키고자 하는 지점으로, 눈이 응시한 대상이 망막에 상을 맺는 지점이다. 망막에서 움푹 파여 있는 지점을 지칭하며, 추상체 수용기만이 존재한다. 맹점은 신경 신호를 안구 밖으로 보내는 장소로, 수용기 세포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맹점에 도달한 빛이 전하는 정보는 신경 신호로 바뀌지 못하고 소실된다.
4. 시각 통로
망막의 수용기에서 시작된 신경 반응은 시신경을 따라 시상의 외측슬상체에 도달한 뒤 후두엽의 시각피질로 전달된다, 시각 정보가 망막에서 피질로 전달되는 통로를 시각통로라고 부른다. 눈의 코 쪽 망막에서 출발한 시신경은 시교차에서 반대편으로 연결되는 반면 눈의 귀 쪽 망막에서 출발한 시신경은 시교차에서 반대편으로 연결되지 않고 같은 쪽으로 연결되어 있다. 시야의 왼쪽 부분은 뇌의 오른쪽에 전달되고, 시야의 오른쪽 부분은 뇌의 왼쪽에 전달된다. 좌시야 정보는 우측 반구에, 우시야 정보는 좌측 구에서 처리되고, 이후 뇌량을 통해 정보가 교류된다.
5. 시각피질
대뇌피질 중 시신경으로 입력된 정보가 가장 먼저 도착하는 부위를 일차 시각피질이라 한다. 일차시각피질의 신경 세포는 시각피질의 여러 부위로 정보를 보낸다. 선조피질 이후 대뇌피질로 가는 정보 흐름은 크게 두 가지 길로 나뉜다. 한 가지 길은 후두엽에서 두정엽 쪽으로 가는 배 측 흐름이고, 다른 길은 측두엽 쪽으로 가는 복측 흐름이다. 배 측 흐름은 시야에서 대상의 위치와 움직임에 관한 정보를 처리하는 연합 피질 영역으로 연결되며, 복측 흐름은 대상의 정체에 관한 정보를 처리하는 연합피질 영역으로 신호를 보낸다. 물체의 움직임, 형태, 깊이, 색채 정보들은 전문적으로 병렬 처리된 후 주의 과정을 통해 올바르게 결합하여야 비로소 대상에 대한 지각이 제대로 되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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